첫 출근 전까지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목표는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이틀 만에 400페이지가 넘는 2편을 읽었으니 매우 만족한다. 집에서 읽으면 졸린데… 왜 아메리카노와 함께 하는 책은 재미있을까?

로마인 이야기 2편

로마인 이야기 2편은 포에니 전쟁이 거의 모든 내용을 차지한다. 앞에 이야기 한 것처럼 로마는 상대 국가와 국민에 대해 온화하다. 하지만 1차 포에니 전쟁, 2차 포에니 전쟁 등의 큰 전쟁을 거치면서 조금씩 엄격하게 변하게 되었다.

1차 포에니 전쟁은 시칠리아 섬을 중심으로 카르타고와 로마의 전쟁이다. 로마의 가장 큰 강점은 패배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싸운 경험이 없는 로마는 처음에는 패하다가 어느 순간 카르타고를 이기게 된다. 카르타고는 해군이 강했다는 평이 있지만 실제 경험이 없었다. 아무리 해군을 육성해도 실전 경험이 없으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이들의 패배의 주요인은 자만심이었던 것 같다. 해군은 당연히 자신들이 훨씬 강하다는 생각… 역시 자만심은 위험한 것이다. 책에서 나온 또 다른 원인은 카르타고는 패배한 총 책임자를 처형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로마는 패배한 책임자에게 아무런 문책도 하지 않고 다시 출전할 기회를 준다. 두 방법 모두 무엇이 옳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책임자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면 처형당한다라는 것을 아는 순간 사람의 성향에 따라 승리에 대한 집념이 올라가거나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으로 전쟁에 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로마의 방식을 선호하는 성향이다. 어쨋든 이러한 다양한 요인은 결국 1차 포에니 전쟁에서 패하게 되는 원인이었던 것 같다. 결국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원인 모두는 사람에 의해서 결정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카르타고와 로마의 책임자와 병사들이 지닌 의식 수준(?), 어떤 일에 대하는 자세 그 자체가 달랐다.

1차 포에니 전쟁의 승리에서도 로마는 여전히 온화했다. 그들의 자치권도 인정했고 이전과 비슷한 강화 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카르타고에는 한니발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2차 포에니 전쟁을 일으킨 인물이고 이 전쟁은 한니발 전쟁이라고 불린다. 한니발이라는 사람이 정말 모든 것을 예상했는지는 모르지만 에스파냐 지역의 제패를 시작으로 수많은 산맥을 넘어 로마의 북쪽으로 침략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경의롭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탈리아는 반도이기에 북쪽을 제외하고는 바다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제해권을 로마에게 빼앗긴 카르타고는 별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북쪽으로 진출하는 것 자체가 더욱 무모한 짓이다. 나도 해군의 기량을 더욱 키워서 바다로 정면 대결을 펼치는게 차라리 더 쉽다고 생각한다. 에스파냐에서 이탈리아 북쪽으로 가려면 수많은 산맥을 거쳐야 하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다른 부족, 다른 국가 사람들에게 통행도 허용받아야 했다. 또한 그 당시에는 길이라는 것이 제대로 존재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니발의 생각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것 같다.

웬만한 자신감과 확신이 아니고서는 시도하지 못할 도전… 그러한 도전이 있었기에 한니발이라는 이름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과연 무엇이 그의 그런 기량을 나타나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니발은 로마의 수많은 지역을 점령했고, 시칠리아 섬의 동남쪽 영역도 얻었고 마케도니아의 참전 동맹도 얻었지만 결국 로마에 연결된 수많은 연합에서 끊임없이 배출되는 군사와 군량에는 버티지 못했던 것 같다. 한니발의 목적은 로마와 연합국에 속하는 국가들을 침략하여 그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었는데 대부분의 연합국들은 끝까지 로마와의 관계를 유지했다. 여기서 나는 교육과 문화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오랜 기간 로마와 동맹관계를 맺으며 문화를 공유했던 그들은 쉽게 로마화를 탈피하지 않았다. 즉, 이들은 로마화된 기간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로마라는 것을 벗어난다라는 생각자체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한니발은 2차 포에니 전쟁의 반 정도는 승승장구했지만 그 이후는 점점 쇠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쇠퇴하는 시기에 스키피오라는 장군의 활약이 등장한다. 그는 에스파냐에서 한니발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막기위해 에스파냐로 파견하여 에스파냐를 카르타고로 부터 빼앗는다. 그 이후 그는 로마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카르타고로 진출하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원로원의 반대로 인해 결국 시칠리아로 진출하지만 카르타고로의 진출이 허용된 상태였기에 스키피오는 시칠리아로 떠나 얼마 후 카르타고로 진출했다. 카르타고 본국은 한니발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뛰어난 인재가 없었기에 본국에 대한 방어는 전혀하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여전히 용병에만 의존했고 그 결과는 참패였다.

카르타고는 자신들의 강함에 취해 1차 포에니 전쟁에서 패했고 그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정치갈등이 심했다. 국론 분열은 항상 늦은 대처를 유발했다. 또한 매번 용병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인해 이러한 용병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가 없었다. 한니발만을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카르타고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니발이 불쌍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국가의 뒷받침없이 스스로 수십년간 전쟁만을 위해 싸워온 그의 인생…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결과…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국가가 원망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스키피오에게 참패한 카르타고는 결국 로마와의 강화 조약을 받아들이고 한니발을 본국으로 불러들이고 모든 지배권역을 반납하게 되었다. 하지만 카르타고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로마에게 또 시비를 걸었고 그 결과 로마는 스키피오가 카르타고는 한니발이 나와서 싸우게 되었다. 카르타고는 이미 군사적으로도 불리한 상태지만 한니발만 믿고 싸움을 건 것이라고 밖에 판단이 안섰다. 작가는 스키피오가 한니발의 전쟁으로 부터 모든 전술을 배웠기에 한니발의 제자라고 불렀다. 즉, 제자와 스승의 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한니발은 자신이 로마와 싸우면서 이끈 정예병 빼고는 전부 오합지졸이었다. 로마는 수십년간 싸워오면서 전술을 익혀온 정예들이었다.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카르타고는 대패했고 2차 포에니 전쟁이 끝난다.

수십년간 전쟁을 하면서 로마는 정치뿐만 아니라 군사력으로도 압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마케도니아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와의 전쟁에서 간단하게 이기게 된다.

수많은 전쟁을 통해 로마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로마가 변한 것은 정말 무섭게 강해진 것 뿐이다. 그 주변 국가들의 심리가 변하기 시작했다.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평등한 관계가 되지 못한다는 심리… 예전에는 우리가 훨씬 강했는데…라는 생각들… 그 결과 로마인들은 어느 순간 존중해준 만큼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로마는 엄격하게 변했다. 자치권 존중보다는 속국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아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시 자체를 없애버리는 상황까지 가버렸다.

항상 정말 잘나가면 주변의 시기는 어쩔 수 없다고 들었고 실제로 겪어본 적은 없지만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로마인들이 가혹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말 강해졌지만 그렇다고 다른 국가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로마 연합에서 로마는 연합국들의 안전을 위해 실제로 힘썼다. 위험할 때마다 도와주었다. 그러면 연합국들은 그만한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신뢰를 로마가 먼저 깬 것도 아니고 주변국에서 깨뜨렸으니… 심리적 위압감은 주변국들 스스로가 느꼈을 뿐… 로마가 주려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로마가 끝까지 온화하게 그들을 존중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진다. 나는 로마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였으면 그들이 시기하고 질투한다고 해도 끝까지 존중하는 방향으로 갔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정답은 없지만…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 찾아봐야 겠다.

사람이 모여 국가가 생기고… 그 국가 역시 사람과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즉, 사람이 모인 곳은 그것 역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