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은 아우구스투스가 정권을 잡은 후의 내용이다. 카이사르가 생각만 하고 이루지 못한 것들을 아우구스투스가 어떻게 이루어 냈는지를 초점으로 읽으면 좋다고 한다. 이처럼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처럼 천재는 아니지만 천재가 가려고 했던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이었고 이 책은 그 과정에서의 내용이다.

로마인 이야기 6편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이 카이사르보다 뒤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카이사르와 같은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마음은 같았지만 방식은 달랐다. 급진적이기 보다는 차근차근 하나씩 원로원의 권력을 빼앗아 가는 방식을 사용했다. 또한, 그는 카이사르처럼 전 분야에서 뛰어나지 못했기에 아그리파, 마이케나스라는 두 사람을 잘 이용했다. 사실 카이사르 같은 천재는 나오기도 힘들고… 나왔다고 하더라도 정말 자기역할을 다 하기도 힘들다. 또한, 이러한 천재들도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즉,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보다 뛰어나진 않았지만 사람들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우구스투스는 속주 통치를 원로원 통치구역과 황제 통치구역을 나누는 방법으로 군통수권을 서서히 장악해 나갔다. 그리고 아그리파는 카이사르가 아우구스투스에게 붙여준 인물이다. 이 인물은 전쟁에 뛰어난 인물이었기 때문에 모든 전쟁은 그에게 맡겼다. 아그리파는 아우구스투스의 오른팔이었다.

마이케나스는 카이사르의 왼팔로 불리는 인물이었는데 워낙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아서 원로원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아우구스투스는 정치, 외교 분야에서 항상 그에게 자문을 구했고 의논을 했다고 한다. 정치적 장악을 위해서 자신의 왼팔이 두드러진 활동을 하게되면 원로원의 반발심을 살 것을 예상한 아우구스투스는 마이케나스에게 아무런 관직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처분과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고 아우구스투스의 ‘팍스 로마나‘라는 목표에 큰 기여를 했다.

한 때, 나는 충실하고 꼭 필요한 팔로워, 하지만 눈에 띄지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느낌은 주지 않지만 꼭 필요한 존재. 그래서 적도 없지만 찾는 사람은 많은… 하지만 최근에 그러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내가 표현을 안하고 기회를 기다리고 오직 준비만 하면서 나를 찾게 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그 기회가 왔다고 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이었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몰라도 되는 것은 없다.’라는 자세로 다양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우구스투스는 소아시아 쪽과 게르마니아 쪽의 안정에 큰 관심을 쏟았다. 사실 다른 곳은 로마화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고 갈리아 지방은 카이사르가 가문의 이름을 주어 클리엔테스로 만들었으며 로마 시민권까지 부여했다. 하지만 게르마니아는 예전의 갈리아와 같이 다양한 부족이 살고 있었고 로마에 있어서는 위험요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베리우스와 드루스수, 게르마니쿠스 등을 보내서 전쟁을 했지만 결국에는 게르마니아 정복에는 실패했고 자신의 아들들만 잃게 됐다. 여기서 패배의 주 원인은 아우구스투스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실제 상황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전쟁은 탁상공론과는 거리가 멀다. 앉아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했을 때의 결과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우구스투스가 한 번이라도 게르마니아 원정에 참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우구스투스는 신중하고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볼 수 없는,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보는 능력은 있지만 전쟁에 있어서는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모든 것에 부딪혀보고 경험해 봐야 하는 것도 맞지만 모든 부분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리고 긴박한 상황이 왔을 때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도 필요한 것 같다. 아우구스투스는 두 아들을 잃고 나이가 들어서 인지… 좀 더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소아시아부근에는 아르메니아와 파르티아가 있었다. 아르메니아는 로마의 동맹국이었지만 바로 옆 파르티아의 위협때문에 항상 불안해 했다. 이러한 파르티아 원정을 가기 직전에 카이사르가 살해당했듯이 여전히 파르티아에 대한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파르티아와는 불가침조약을 맺음으로써 ‘팍스 로마나’의 목표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었다.

아우구스투스는 공공 시설을 만드는 것에도 집중을 했고 시민들의 평화를 위한 정책도 다양하게 폈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경찰관과 소방관이다. 이 시대에 벌써 경찰관과 소방관이 있었다는 것에 나는 정말 놀랐고… 도대체 어느정도의 의식수준이 되면 저 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국세청을 창설하여 공평한 세금을 걷게하면서 황제의 권위를 강하게 하는 방법, 꾸준히 공공시설물을 지어 시민들의 지지를 얻는 방법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모두 하나의 이익만을 노리고 했다기 보다는 다 황제의 권위를 강하게 하려는 수단의 목적도 함께 있었다고는 하지만… 경찰관, 소방관을 생각해내는 것은 조금 다른 차원의 사고인 것 같다. 바로 이게 ‘보고싶은 현실만을 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그 현실을 보여주고 본인은 보고 싶지 않은 현실, 보이지 않는 현실, 그 이상을 얻어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황권의 강화를 위해 아우구스투스는 자식, 핏줄에 특히 집착을 심하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핏줄을 남기려고 수없이 많은 근친을 허가했다. 하지만 결국 다 전쟁에서 죽고, 병으로 죽어 자신의 핏줄이 황제의 권위를 잇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결국 아우구스투스는 티베리우스를 양자로 삼고 그를 징검다리로 이용하고자 했다. 여기서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카이사르는 핏줄이 중요하다는 생각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우구스투스를 양자로 삼았고 핏줄을 어떻게는 만드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는 티베리우스를 양자로 삼기 직전까지 수없이 많은 노력을 했다. 자신의 딸을 여러 사람에게 시집을 보낸다던가… 어떻게든 자신의 피가 조금이라도 섞인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피를 가진 사람을 만드려고 했다.

무엇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선을 넘으면 서로가 부담일 뿐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결혼한 사람을 강제로 이혼시키고… 강제로 결혼시키고… 이러한 정신적 고통으로 문란한 생활을 하던 딸은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추방까지 당하게 된다.

어쨋든 아우구스투스는 ‘팍스 로마나’의 목표를 거의 달성한 채로 죽었다. 단지 게르마니아 지역, 파르티아와의 문제, 핏줄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을 뿐…

리더는 매일 생각만 하는 사람같다. 일어나서 생각하고 자기 전까지 생각한다. 이렇게 해야지만 그 많은 상황들에서 적절한 판단과 지시를 내릴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전쟁에서의 판단은 아그리파에게 맡겼지만 그가 죽은 후 티베리우스에게 맡겼다. 그럼 정치, 외교, 내정은…? 분명 자문을 구할 수 있었지만 그 전에 생각을 해야 자문도 구할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즉, 회사에 가면 직책이 높아질 수록 하는 것이 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를 잘 활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좋은 결과를 내려고… 그래서 리더는 우리가 가려는 목표를 제대로 지시하고 그 목표가 달성된 후의 우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조직이나 국가나 크게 다르지 않다. 긍적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그 생각을 활용하는 방법을 키워서 보고 싶지 않은 현실. 다른 현실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