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1권을 읽고 2권을 구하던 찰나에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일주일 전에 글을 썼어야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아 지금에야 쓴다. 과연 인공지능 시대에 대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이 시대에 이 책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치는 걸까?

첫 이야기는 레코드판으로 시작한다. 나는 정말 거의 레코드 판으로 튼 노래를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가게에서 우연히 틀어준 것 말고는 본적도 없는 것 같다. 이 구시대 유물같은 레코드판이 왜 아날로그의 반격일까?

레코드판은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는 노래보다 음질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스트리밍으로 노래를 실시간으로 송출하려면 파일 용량을 줄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음질을 파괴시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음질을 따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20-30대들이 턴테이블을 사서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힌는 실물이라는 것이다.

이 실물을 만들고 여기에 직접 가수가 녹음하는데 까지 그 과정이 담겨있기에 더욱 의미있고 소유하고 싶은 실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지금은 모든 부분을 트랙으로 나눠서 녹음하지만 레코드판으로 녹음할 때는 거의 한번에 녹음하는 경우, 다양한 소리를 내기위해 공간을 어떻게든 잘 활용하려는 노력들이 담긴다고 한다.

이 책 처음은 별로였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너무 턴테이블을 사고 싶다는 감정이 들었다.
눈에 보이는 실물의 가치는 역시 그 스토리를 들었을 때 빛나는 것이라 다시 한번 느꼈다.

두번째 이야기는 종이이야기다. 종이는 바로 노트를 이야기한다. 여기에 대표적으로 소개하는 노트는 바로 MoleSkineNote다. 몰스킨노트와 비슷한 노트는 예전 피카소와 같은 예술가들이 자주 사용했으나 1800년대 후반, 1900년대에 해당 노트를 파는 상점이 망했다고 한다. 그 망한 상점의 감성을 그대로 살린 노트회사가 바로 몰스킨이다. 몰스킨의 캐치프레이즈는 아직 쓰여지지 않은 책이다. 몰스킨 노트를 사용하면 나만의 스토리가 담긴, 나만의 아이디어가 담긴 책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 된다. 이런 감성으로 몰스킨은 광고없이 엄청나게 성장한 회사가 되었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책. 이라는 글귀를 보자마자... 마음 안에서 무엇인가 요동쳤다.
이제부터 나는 모든 선물을 몰스킨으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카드와 함께...
당신의 인생을 너만의 스토리를 여기에 그려나가길... 이라고.

세번째 이야기는 필름이다. 요즘은 전부 사진은 핸드폰,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이렇게 필름카메라는 사장되었고 필름생산기계는 사라질 뻔 했다. 하지만 정말 천운으로 누군가들이 이 필름생산기계를 어마어마한 돈을 빌려 샀고 필름을 다시 생산하고 있다. 로모그래피라는 회사에서 여전히 필름카메라와 필름을 팔고 현상도 해주고 있다.

어릴 적 필름카메라가 생각난다. 과연 지금 핸드폰 사진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지금은 손쉽게 사진을 찍고 효과를 주고 보정을 하고... 그리고 간직한다. 하지만 너무 평범, 흔하다. 옛날에는 사진이라는 것은 정말 소중한, 꼭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간직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름카메라로 찍고 현상 후 주는 실물 사진을 그 주인공에게 주는 감성. 뭔가 다르지 않은가? 라고 생각해 본다.

네번째 이야기는 보드게임이다. 다들 비디오 게임, 컴퓨터 게임, 온라인 게임, 핸드폰 게임에 빠져있다. 이런 디지털화 된 사회 한복판에 보드게임 카페가 생기고 흥행하고 있다. 보드게임은 설명을 듣기보다 일단 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다. 이런 보드게임은 개인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킥스타터라는 클라우드 펀딩에 올려 투자받아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꾸준히 보드게임은 매니아층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최근에 우리나라도 보드게임이 다시 흥행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 그리고 음료, 음식까지 먹을 수 있다.
최근 일반 카페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매니아층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사람들이 재밌게 하는 모습이 떠올랐고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보드게임 카페는 다 비슷비슷하다. 단순히 손님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말 보드게임을 전문적으로 추천해 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실제 해외 유명한 보드게임 카페는 전문적으로 보드게임을 추천해주는 구루들이 있다고 한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인쇄물이다. 잡지. 실제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이 나오면서 잡지의 세상은 끝이 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성과는 예상보다 좋지 못했으며 실물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문제는 디자인, 배치라 생각하여 더 좋은 디자인으로 업데이트 하지만 무의미한 짓이 되었다. 잡지는 책과 같이 오감으로 읽는 매체이다. 그 오감이 배제된 상태에서는 같은 글을 읽더라도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실제로 주변에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으로 잡지를 구독하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누구나 집에 여전히 네셔널지오그래픽, 과학동아 등의 과학잡지나 경제, 사회 잡지 뭉터기가 책꽂이에 꽂혀있지 않나?

여섯번째 이야기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이미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률이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률을 뛰어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과 같은 회사가 오프라인 매장의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이 흥할수록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도 부각된다. 서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기존의 책만 파는 서점이 아닌 책을 읽을 공간, 점원이 직접 책을 추천하는 시스템(데이터 분석이 아닌) 등을 이용하여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끌고 있다. 아마존 역시 오프라인 북 매장을 오픈했다. 온라인 매장이 엄청난 수요로 흥하고 있으나 그 중심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하다.

이 책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쓰여진 책이라 오프라인 매장도 충분히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흥할까...?
과연 빌게이츠와 같은 인물들은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할까...?

일곱번째 이야기는 이다. 요즘 전부 작업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가는 매장이 있는데 시놀라라고 하는 시계 매장이다. 시놀라는 디트로이트의 경제활성을 위해 모든 작업을 사람을 통해서 하고 있다. 즉, 시계를 만드는 모든 작업을 옛날 포드사와 같이 분업화 하여 진행하고 있다.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시계 브랜드 인 것이다. 당연히 장인의 손에 만들어지는 롤렉스, 파텍필립스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이 회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이 일을 통해 저는 시계에서 용두와 걸쇠를 만들 수 있어요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시놀라는 디트로이트의 스토리와 감성을 시계에 담아 파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전문가와 일반 노동자 사이의 계급이 점점 없어질 것이다. 즉, 이들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일반 노동자가 살아온 삶의 가치를 폄하할 수 있을까? 넌 뭐하고 지냈니? 라고…

아날로그는 막연히 불편하고 시간낭비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감성이다.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감성. 그 감성의 행위가 아날로그가 아닐까?
그래서 전통과 과거가 없는 시놀라가 지금도 있는 이유가 아닐까?
롤렉스 등의 명품을 사는 이유는 우리가 바로 그 브랜드의 누적된 시간, 사람의 노력이 가치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여덟번째의 이야기는 학교이다. 과연 아이패드, 컴퓨터가 학교, 선생님을 대체할 수 있을까? 스티브잡스의 자녀들은 오랜기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그리고 실제 학생들은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면 그들의 학업률이 증진될 것이라 예측했지만 그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미 오랫동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증명되어 왔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히 지식뿐만이 아닌 학우들, 선생님과 함께 하며 공감능력도 배운다.

아이패드, 노트북이 주어지면 과연 학생들이 공부할까? 게임할까? 웹서핑할까?
아마 99% 학생들이 게임, 웹서핑할 것이다. 나이가 60이 넘은 어른들도 핸드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 자기 전에 유튜브를 켜놓고 보다 잠들 것이다.
한번이라도 자신과 IT기기 중 누가 주체가 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이미 IT기기에 중독되어 그 바운더리에 갇힌 것은 아닌지...

마지막 이야기는 실리콘밸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IT회사는 완전히 IT기기로만 가득찬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IT회사 내에 아날로그 적인 공간을 두어 지친 정신을 쉴 수 있게 하고 있다. IT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칠판에 글을 쓰면서 회의를 하고 명상 공간에서 명상하며, 운동 공간에서 탁구를 하는 등 아날로그 자체인 인간의 몸과 정신을 균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회사에 있으면 메일이 정말 많이 온다. 무엇인가 일을 하려고 하면 메일이 와서 다른 일을 처리하고...
그렇게 다시 일을 끝낸 후 돌아오면 내가 뭐하고 있었지? 라고 생각하는 생활의 반복이다.
하지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운동하고 책을 읽고 하늘을 보기 때문이 아닐까?

디지털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인해 점점 감성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 나는 아날로그 적인 활동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잠자기 전에 유튜브, 게임만 하지 않아도 생활이 달라진다면 여러분은 믿을까…?